글,사진 : 티노
아스모데이 스타트

2026년 6월 13일, 오랜만에 돌아온 아스모데이(ASMODAY)가 많은 보드게이머들의 기대 속에 개최되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시연회를 넘어 ‘ASMODISCOVERY’라는 콘셉트를 내세우며 참가자들이 다양한 신작을 직접 탐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꾸며졌다.
행사장 입구에서는 참가자 전원에게 프로모 카드가 제공되었으며, 현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신작을 향한 기대감이 가득했다. 특히 이번 아스모데이는 앞으로 출시될 신작들을 누구보다 먼저 만나볼 수 있는 ‘얼리 어답터 존’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참가자들은 원하는 게임을 자유롭게 체험하고, 플레이 결과에 따라 포인트 스티커를 획득할 수 있는데,이렇게 모은 포인트는 추후 경품 응모와 보상 교환에 사용되었으며, 덕분에 행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보드게임 미션처럼 운영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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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 중 하나는 6월 22일 출시를 앞둔 〈커버넌트〉였다. 오전부터 많은 인원이 몰릴 정도로 높은 기대를 받고 있었으며, 이미 시연을 경험한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행사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로 손꼽혔다.
〈커버넌트〉는 몰락한 드워프 왕국을 재건하는 가문의 수장이 되어 광산을 개척하고, 몬스터를 몰아내며, 잃어버린 영광을 되찾아가는 유로 전략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각자의 보드 위에 드워프들을 배치하고, 광산을 파 내려가며 자원을 확보한다. 또 지역에 건물을 배치하는 게 메인인데 보다 효율적으로 액션을 하기 위해 선행 작업들을 욕심 내게 된다.
라운드별 4개의 일꾼 그리고 총 3라운드, 즉 12번의 액션 밖에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고민의 밀도가 높다. 특히 빌드업을 통해서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과정은 퍼즐을 푸는 듯한 재미를 준다. 무엇보다 테마와 자연스럽게 맞물리면서, 묵직한 전략성을 갖추고 있지만, 룰의 진입 장벽은 지나치게 높지 않아, 중급 이상의 유로게임 팬들에게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작품이다.

얼리 어답터 존 체험

필자가 가장 먼저 체험한 게임은 〈내셔널 이코노미〉였다. 카드를 활용한 경제 엔진 빌딩 게임인 〈내셔널 이코노미〉는 과거 개별 확장으로 출시되었던 세 개의 팩션을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조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발매할 예정이다.
플레이어는 노동자 일꾼을 배치해 액션을 수행하고, 다양한 건물을 건설하며 수익 엔진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건물을 짓기 위해 돈이 아닌 손패의 카드를 비용으로 사용한다는 점이 인상적인데, 손패 관리와 엔진 구축이 동시에 요구되며, 라운드마다 노동자를 먹여 살려야 하는 압박 또한 상당하다.
라운드 끝나고 일꾼들의 비용을 지불할 돈이 없으면, 강제적으로 자신이 지었던 건물을 철거해야 하는데, 그 비용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도 있다. 또 그렇게 철거된 카드가 공용 영역으로 이동해 모두가 활용할 수 있는 구조나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새로운 카드와 액션이 추가되는 것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도시가 점차 성장하는 느낌을 자연스럽게 전달했다.
단순한 카드 구성이지만, 전략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작품이었다.


다음으로 체험한 작품은 〈씨리얼 킬러〉였다. 귀여운 시리얼 박스 디자인과는 달리 게임은 상당히 정통적인 비대칭 히든 무브먼트게임이다. 범인은 비밀리에 이동하며 살인을 저질러야 하고, 형사는 제한된 단서를 이용해 범인을 추적해야 한다.
구조적으로는 〈화이트채플에서 온 편지〉를 연상시키지만, 보다 간결하고 접근성 높은 형태로 다듬어져 있다. 범인은 7라운드 안에 6회의 살인을 성공시켜야 하며, 형사는 제한된 수색 기회를 활용해 범인을 찾아야 한다. 또 목격자 시스템과 특수 카드들이 더해지면서 단순한 추적을 넘어 심리전의 재미까지 느낄 수 있었다.
특히 2인 플레이 환경에서 상당한 몰입감을 보여주며, 3인 플레이 시에는 형사를 도와주는 경찰견이 등장해서 2:1 구도로 진행이 된다. 다만 맵이 두 배로 넓어진 만큼 범인 입장에서도 자유도가 높아지고, 형사와 경찰견은 서로 얻은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는 점 또한 재미난 밸런스라고 생각이 들었다.


다음으로 즐긴 〈암바르〉는 행사장에서도 유독 시선을 끌던 작품이었다. 마치 젤리처럼 보이는 반투명 블록 컴포넌트는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았는데, 플레이어는 다양한 숫자와 색상이 적힌 블록을 활용해 층을 쌓아 올리며 점수를 획득하게 된다.
게임의 핵심은 콤보 시스템이다. 같은 색상과 숫자를 적절히 연결하면 추가 행동을 얻을 수 있지만, 패를 오픈 했을 때 같은 색상의 같은 숫자, 즉 똑같은 블록이 맨 위에 오픈되어 있다면, 즉시 턴이 종료된다.
때문에 지속적으로 콤보를 노릴 것인가, 아니면 안전하게 점수를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또 종료 시 점수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는 점도 끝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어서 좋았다.
추상 전략 게임 특유의 깔끔함과 퍼즐적 재미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충분히 매력을 느낄 만한 작품이었다.


필리필리 [2025]
2-8인 / 20~30분 /난이도 1.13 [5.0기준] / 작가: Ben (II), JB
이번 행사에서 가장 큰 웃음을 만들어낸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 〈필리필리〉였다. 트릭 테이킹 느낌에 〈스컬킹〉의 베팅 시스템을 결합한 이 게임은 플레이어가 얼마나 많은 트릭을 가져갈지 예측한 뒤, 실제 결과와의 차이에 따라 페널티(필리필리: 아프리카 말로 ‘고추’라고 한다.)를 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더불어 진짜 핵심은 이 기본 룰에 더해서 매 라운드 다양한 특수 미션 카드가 펼쳐져서 완전히 다른 게임처럼 전개된다는 점이다. 또 해당 미션 카드 하단에 이번 라운드에 나눠갖는 장수도 결정이 되어, 매 판 다른 카드와 다른 장수를 가지고 진행한다.
이런 특수 카드 때문에 어떤 라운드에서는 카드를 머리에 얹은 채 플레이해야 하고, 또 어떤 라운드에서는 특정 카드를 의도적으로 피해야 하는데, 플레이어들은 끊임없이 서로를 견제하고 웃음을 터트리게 되는 진정한 파티 게임이었다.

플립 7 : With A Vengeance 확장 [2026]
3-28인 / 20분 / 난이도 1.11 [5.0기준]
작가: Eric Olsen, Alyssa Swatek
아티스트: Artist O’Neil Mabile
이어 체험한 〈플립7〉 확장 역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본판이 없어도 즐길 수 있는 스탠드 얼론 확장이면서, 본판보다 훨씬 더 매운맛으로 변했다. 기본적으로 숫자 13카드가 추가되었고, 앞으로는 ‘패스’를 해서 카드를 오픈하는 것을 멈추더라도, 게임을 진행하는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의해서 공격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상황을 더욱 난감하게 만드는 특수 카드들도 추가되었는데, 나누기2 카드라던지, 특정 카드를 강제로 넘겨주거나, 교환하거나, 카드를 훔치는 상황이 추가되면서 더욱 파티 게임의 느낌을 생생하게 잘 느낄 수가 있었다.
원작을 좋아했던 게이머라면 반드시 관심을 가져볼 만한 확장이었다.

토네이도 스플래쉬 [2026]
2-5인 / 20~40분 / 난이도 1.33 [5.0기준]
작가: Moyuki Adisawa (アヂサワモユキ)
아티스트: yamamori
행사 후반부에는 〈토네이도 스플래쉬〉를 체험했다. 제트 스키 레이싱을 펼치는 게임인데, 기체마다 가속 성능과 코너링 성능이 다르게 설계되어 있으며, 해당 기체의 덱 카드를 가지고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
직선 구간에서는 빠른 차량이 유리하지만, 코너에서는 조작성이 좋은 차량이 강점을 보이면서, 실제 레이싱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주행 감각을 보드게임으로 상당히 훌륭하게 구현한 모습이었다.
특히 후위 플레이어에게는 덱 핸드를 추가적으로 더 제공하는 보정 장치는 끝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들었고, 게임 중 한 번 캐릭터 카드를 뒤집어 기본 3칸 이동이 아닌 4칸을 이동할 수 있는 부스터의 타이밍을 잡는 것도 관건이었다.
한 바퀴를 돌아서 먼저 골인 지점에 들어오면 승리하는 방식인데, 실제 물리적인 카드의 길이와 배치를 이용해 속도감을 표현한 점이 인상적인 게임이었다.


킹덤 크로싱 [2025]
1-4인 / 45~90분 / 난이도 3.04 [5.0기준]
작가: Marco Canetta, Stefania Niccolini
아티스트: David Sitboni
마지막으로 플레이한 게임은 유로게이머들에게 〈진년〉으로 잘 알려진 작가 콤비 ’Marco Canetta’와 ‘Stefania Niccolin’의 신작 〈킹덤 크로싱〉 이었다. 이 게임은 보여지는 귀여운 테마와 그림체와는 반대로 예상보다 훨씬 강한 전략성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처음에는 가볍게 즐기는 가족 게임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한 붓 그리기를 차용한 이동 동선과 카드 구매 순서, 자원 관리, 엔진 구축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상당히 깊은 전략 게임이었다.
특히 다리를 건너며 점수를 획득하는 시스템과 자원 세트 컬렉션 요소가 결합되어 매 턴 많은 고민을 요구했다. 생각할수록 새로운 수가 보이는 유형의 게임으로, 커플이나 2~3인 전략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이며, 앞서 소개한 〈커버넌트〉 정도의 게임을 소화하고 재미를 느낀다면,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게임이었다.

신작을 발견하고, 자유롭게 탐험하는 축제

이번 아스모데이의 가장 큰 장점은 자유로운 탐험 구조였다.
참가자들은 반드시 정해진 순서대로 움직일 필요 없이 자신이 원하는 게임을 선택해 체험할 수 있었다. 신작을 집중적으로 즐기는 사람도 있었고, 포인트를 모아 경품에 도전하는 사람도 있었으며, 단순히 다양한 게임을 경험하는 데 집중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행사 마지막에는 럭키드로우가 진행되며 하루의 대미를 장식했다. 추첨권을 많이 넣을수록 당첨 확률이 높아지는 구조 덕분에 마지막까지 긴장감은 고조되었다.

이번 아스모데이는 단순히 게임을 소개하는 행사가 아니라, 앞으로 출시될 작품들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경험하는 축제에 가까웠다. 다양한 신작과 자유로운 체험, 그리고 게이머들의 열정이 어우러진 이번 행사는 오랜 기다림을 충분히 보상해 주는 하루였다.
그리고 행사장에서 만난 수많은 신작들은, 앞으로의 하반기 보드게임 시장이 더욱 풍성해질 것임을 기대하게 만들었으며, 조만간 7월에 열릴 보드게임 콘에서도 공개될 작품들이 기대가 되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글.사진 : 티노
일부 사진은 보드게임 긱

